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존재감(II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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by 소겸 2015. 6. 6. 12:55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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존재감 II


여기는 분명히 유채꽃밭인데

유채꽃은 다 져서 이제 씨앗이 영글고 있을 뿐인데

한뼘 남짓한 코스모스가 아주 작은 꽃을 피우고 

하늘향해 외치는 것은 무엇때문일까?


화려환 유채꽃이 만발할 때

아가 코스모스는 잊혀진 존재였고

생사의 갈림길에 놓여

인내해야만 했다.


꽃도 이파리도 다 사라질 이 순간을

얼마나 기다렸던가

꽃망울 터뜨린 청년 코스모스

황량함을 지우는 지우개


내년에도 이 곳에서

코스모스 어린 새싹이 

생명의 신비로움을 뽐내며

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다



**

그냥 지나쳐버릴 뻔 했다. 

노란 유채가 만발했을 때는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사진도 찍고 감탄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. 하지만, 누구도 막 싹이 난 코스모스의 존재를 알아보지 못했을 것이다. 그저 황량해 보이는 식물들 사이사이에 고운 점 찍어내며 피어난 코스모스를 한참 바라보기 아름답기 그지 없다. 

코스모스가 한여름이 오기도 전에 만개한 이유를 알만다 하다. 

그들은 작지만 성숙하다. 곱게 피어난 코스모스가 들판의 황량함을 아름답게 치장한다.